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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숨쉬는 4.16

책으로 공유하는 세월호 참사의 기억

스토리밥 작가협동조합 기획 <숨쉬는 4.16> 2017년 2월

 

                             책으로 공유하는 세월호 참사의 기억

                                - 숨쉬는 4.16 기획물을 한권의 책으로 펴내기로-

 

 

진실을 기억하라

기억은 잊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지켜진다. 사람들은 기억을 통해 상대를 공유하려고 한다. 그리고 기억 속에 담겨진 수많은 사연과 풍경을 꺼내면서 상대와 감정을 나눈다. 어쩌면 기억은 상대를 추모하는 숭고한 제의일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으려 노력하는 “416 기억저장소라는 인터넷 공간에 가면 기억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304명의 꿈이 빛이 되어 세상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것, 416기억저장소의 희망이고 목표입니다. 부정하고 탐욕스러운 이들이 416304명의 꿈을 부쉈습니다. 그러나 그 꿈은 304개의 희망의 꿈으로 피어날 것이며, 세상의 새로운 창이 될 것입니다.그리고 그 꿈은 우리 가슴을 흔들어 생명존중의 세상으로 나아가게 만듭니다. 우리는 그 304개의 꿈을 언제 어디서나 만날 것입니다. 416 이전의 야만, 416 그날의 충격, 416 이후의 처절함은 여전히 고통스럽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고통의 터널에서 304명의 꿈을 만납니다. 그 만남을 통해 우리의 일상은 흔들리고, 역사의 물줄기는 바뀌고 있습니다.그러므로 우리는 416 이전과 이후의 모든 것을 기록하고 기억하며 행동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기억하는 방식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첫째, 304명의 모든 기록이 잘 정리·보존되어야 합니다. 둘째, 304명의 부모, 형제자매, 지인들의 삶이 기록되고 정리·보존되어야 합니다. 셋째, 304명과 함께한 시민들의 사랑과 진실의 노력이 기록되고 정리·보존되어야 합니다. 넷째, 304명의 꿈을 부쉈던 사람들의 행적이 기록되고 정리·보존되어야 합니다.”

 

어느새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3년이 가까워오고 있다. 두 달 뒤면 3년 상이 끝난다. 하지만 끝낼 수 없는 상황은 여전히 고통스럽다.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있고, 언제 수면위로 오를지 모를 세월호는 여전히 캄캄한 바다 속에 갇혀있다. 지난 201512월 세월호 참사특별위원회 이석태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특별조사위원회의 첫 공개활동에 들어가면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이번 청문회를 통해 밝히고자 하는 것은 작년 416일에 발생한 참사에 대한 정부대응의

적정성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대부분 밝혀졌다고 이야기하고, 또 다른 사

람들은 이제 그만 하자고 말합니다. 하지만 무엇이 밝혀졌다고 그만할 수 있습니까? 참사의

진상 규명이 되지 않으면, 또 다른 참사는 되풀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교훈이

되는 기록과 증언을 남겨야 합니다. 진실을 위한 기록과 증언이 이루어질 이번 청문회에 국민들께서 함께 참여해 주시고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참여 가능한 모든 언론이 기사를 쓰고, 청문회를 중계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하겠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해경 등 구조세력이 탑승객들을 왜 구하지 못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특조위는 모든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피해자, 목격자, 구조 책임자들을 청문회에 불러서 사고 직후 정부 대응의 적정성에 관하여 질의하고, 사고가 참사로 변하게 된 진상을 밝힐 것입니다.진실을 기록해야 합니다.이를 위해 우선 세월호 참사 초기, 정부의 구조구난 활동의 내용과 경과를 확인할 것입니다.”

 

특조위도 진실을 기록해야 한다는 점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고 활동의 정당성을 진실의 기록에서 찾았다. 특조위가 나름의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정해진 기간과 법적 강제성이 없었기 때문에 한계 또한 드러낼 수 밖에 없었다. 수사기소권 없이 조사권만 가진 기구로서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강력한 권한을 가진 2기 특조위 구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갈 길은 멀다.

 

 

                                                                                                       <페이스북에서 이미지 인용>

 

숨쉬는 4.16 책 출간 프로젝트

세월호 참사 이후 충격적인 나날을 한숨과 눈물로 보낸 이들이 많다. 삶과 죽음의 문제부터 국가의 존재까지, 다양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진실규명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사회이슈에 대한 관심이나 정치적 참여를 적극적으로 했던 이들은 물론이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시민들도 자발적으로 일어났다. 그들은 자신의 삶터 주변에서 피켓을 들었고,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자는 뜻을 담은 인형과, 열쇠고리를 만들었고, 리본과 우산을 만들었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았다.

 

스토리밥 작가협동조합이 숨쉬는 4.16” 기획시리즈를 시작한 것은 20147월이다. 세월호 참사를 알리고 기억하는 이들을 담기 위해서였다. 첫회를 시작하면서 스토리밥은 기획의도를 이렇게 밝혔다.

 

우리에게는 가슴 아픈 눈물이지만 그들에게는 온몸이 찢어지는 피눈물이다. 우리의 눈시울은 말라도 그들의 눈은 항상 붉게 젖어 있다. 2014416일을 지나간 과거로 묻을 수 없는 것은 슬픔과 고통, 그리고 분노가 현재 진행형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이 우리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는 사실이 또렷해지고 있다.

스토리밥 작가협동조합이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기획 글을 준비한 배경으로 작가의 사회참여와 사명감을 운운하고 싶지 않다. 그저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으로 고통을 함께 나누고 싶은 심정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밝힌다. 저마다 기억하는 방식은 다를 것이다. 우리는 작가협동조합이라는 조직의 성격에 걸맞게 글쓰기를 통해 잊지 않으려 한다. 이 기획시리즈는 2017416, 3년 상이 끝날 때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한 달에 한 번, 매달 16일마다 다양한 형태의 글과 여러 장르의 콘텐츠를 게재할 것이다.”

 

스토리밥은 이런 기획의도에 부응하기 위해 지난 3년여 동안 많은 이들을 만나 인터뷰 하고 취재를 했다. 언론의 무책임에 날선 비판을 한 언론학과 교수, 재난에 대응하는 체계를 지적한 전문가, 대전 도심에서 피켓 1인 시위를 한 분들, 노란리본을 만들어 나눠주는 단체사람들, 나무고리를 만들어 나눠주는 목공방 주인, 바느질로 아이들의 꿈을 형상화한 아이엄마, 당진터미널에서 홀로 나와 피켓을 든 30대 주부, 시신을 수습한 민간잠수사의 얘기를 작품으로 쓴 소설가, 세월호 유가족의 인터뷰를 진행한 르포작가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들은 자신의 재능을 바탕으로 세월호를 기억했고 그 참사를 널리 알리는 데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공통적인 것은 자발적 참여라는 점이다.

 

스토리밥은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그동안 이어진 기획시리즈의 내용을 다시 정리해 한권의 책으로 엮으려고 한다. 책을 엮는 작업은 소셜펀딩으로 진행한다. 얼마나 사람들이 참여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작은 책 하나 엮을 수 있는 순수제작비 이외에는 모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관련 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다. “숨쉬는 4.16 책발간 프로젝트는 이달 말부터 3월까지 진행하고 3주기가 되는 즈음에 펴낼 것이다.

 

스토리밥은 한 권의 책으로 아픔을 공유하고, 기억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스토리밥이 당진에서 만났던 정서희씨의 인터뷰 일부는, 세월호는 304명의 가족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문제라는 걸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고 있다.

 

저는 정치적 상황이나 사회현실에 관심이 거의 없었어요. 집에서 애를 보고 있었고, 아이들 친구 엄마 만나서 수다 떠는 게 대부분이었어요. 세월호 사고 이후 제 삶에 큰 변화가 일어난 건 분명합니다. 그때부터 전태일 평전도 읽어봤고, 우리나라 역사의 참혹함을 알게 됐죠. 그러면서 무관심한 것이 또 다른 상처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됐어요. 더 나아가 연대라는 것도 알게 됐던 것 같아요. 세월호 시위 활동을 하다가 다른 지역에서 1인 시위 하는 분들 만나면 다른 어떤 사람보다 더욱 끈끈한 감정을 느끼게 되요. 그런 게 연대가 아닌가 싶어요. 서울에 백화점 앞에 간 적이 있었는데 고공농성하신 분을 처음 봤어요. 그 분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느낌이 들더라구요. 제가 세월호 1인 시위를 하면서 많이 울었거든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생각을 갖게 되면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