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숨쉬는 4.16 2015.07.16 18:09

공주사대부고 해병대 사설캠프 사고 2주기를 맞아

  스토리밥 작가협동조합 기획 시리즈 <숨쉬는 4.16>   2015년 7월

 

 

  “기본이 지켜지지 않아 젊은 아들 5명이 세상을 떠났죠

 

 - 공주사대부고 학생 해병대 사설캠프 사고 희생자 고 진우석 군의 어머니를 만나다-

 

2013718, 안타까운 청춘들이 파도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김동환, 이병학, 이준형, 장태인, 진우석.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들의 안타까운 사연과 치유되지 않은 슬픔은 2년이 지난 지금도 가족들의 품에 남아있다. 충남 태안에서 발생한 사설 해병대캠프 참사가 오는 7월 18일로 2주기를 맞는다. 당시 공주사대부고 2학년 학생 5명은 안면도 백사장항 인근에서 교육훈련을 받던 중 급류에 휩쓸려 세상을 떠났다. 그들은 구명조끼도 입지 않았다. 사고 이후 유족들은 학생안전의 날 제정을 요구했지만 시간은 흘렀고, 그러다가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세월호 사고는 예견되어 있었다. 만일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를 계기로 안전교육이 강화됐다면 꽃다운 청춘들이의 바다에서 생을 마감하지 않았을 것이다. 스토리밥 작가협동조합 소속 작가들이 고 진우석 군의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지난주 토요일 아산을 찾았다. 집안 거실에는 진우석 군의 초상화와 남겨진 유품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어머니 김선미씨는 아직도 눈에 선한 아들을 그리워하며 말을 꺼냈다.

 

 

<고 진우석 군 초상화>

사고로 아들을 잃은 가족끼리 가끔이라도 만나시나요 ?

 

작년까지는 해결할 일들이 많으니까 청와대 앞에서 시위도 했죠. 하지만 계속 하다가 이제 다들 지쳐서 포기하는 마음도 많아요. 그리고 만나면 아픔들이 더 생각나서 자주 만나지 못합니다. 또 공주사대부고는 전국에서 학생들이 오기 때문에 각지에 흩어져 있어서 만나기도 힘든 상황이입니다. 가끔씩 문자메시나 전화통화를 하면서 서로를 위로하고 있어요

 

유족들의 재수사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죠?

 

사실은 아이가 세상을 떠났을 때도 힘들었지만 더 힘들게 하는 것들이 이런 재판 과정이나 협의사항 이행과 같은 것이었어요. 왜냐하면 거의 대부분 안됐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흉상 제막이나, 장학회 설립도 전혀 안됐어요. 특히 저희는 업체 대표 두 사람이 완전히 불기소 되어서 저희가 고소하고 항고하고 재정신청까지 했는데 재정까지 기각 시키더라고요. 재정까지 기각되고 나니까 그냥 재판 없이 끝났으면 남은 유가족들 덜 힘들지 않았겠냐. 애 하나 보낸 것도 힘든데.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더구나 상대도 국가잖아요.참 힘겨운 싸움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

 

 

                                                             <거실에 놓여있는 고 진우석군 유품> 

 

사고 이후 교육당국이나 관계기관이 어떤 약속을 했었나요?

 

제일 큰 것이 학생 안전의 날 제정이었어요. 사고 당시 제가 이해가 되지 않은 게 구명조끼도 입지 않았는데 애들이 어떻게 들어갈 수 있었을까. 이런 것이었어요. 아이들이 스스로 입지 않았으면 바다에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되는 게 정상인데 들어갔더라고요. 이런 걸 보고서 안전에 대한 교육이 유치원 때부터 시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부분을 우리 유족들이 교육부에 첫 번째 합의사항으로 냈어요. 교육부에서도 좋은 취지니까 하겠다고 약속을 했어요. 절차가 진행돼 학생 안전의 날을 만든다고 교육부 담당자에게 전화까지 왔었는데 세월호 참사가 터졌죠. 그러는 과정에서 해병대 캠프 사고는 상대적으로 작아 보인거죠. 이후 국민안전의 날이 만들어져서 학생안전의 날이 폐기됐다고 하더라구요. 사람의 목숨이 인원수가 중요한 게 아니고 천하가 한 영혼보다 귀할 수 없다고 했는데. 정치권에서 약속했던 국회의원도 나몰라라 하더라구요

그 다음이 장학재단 조성이었는데 이것도 아직 추진이 되지 않고 있는데 참 답답한 일이죠. 학교에는 개교기념일 행사처럼 학생들이 잊지 않기 위해 학칙으로 정해서 항상 추모를 해줬으면 요구했는데 작년부터 운영되고 있어요. 나머지는 진행되지 않고 있죠.

 

                                                          < 고 진우석 군 어머니 김선미 씨 >

 

태안군이나 해경에 대한 수사는 없었나요?

 

사고가 나면 사고로부터 배워야 할 점이 있잖아요.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해야 되는데 우리는 사고가 나면 그게 내 책임일까봐 수습하고 회피하는 경우가 많아요. 태안군도 마찬가지고, 해경도 마찬가지였어요. 국민신문고에도 정말 많이 진정을 냈거든요. 사람은 다 죽지만 죽지 않을 수 있는 아이들이 죽은 것은 국가의 책임이 있을 수 있고, 또 그게 학교라면 학교의 책임이고, 관리감독을 하는 게 태안군이었을 때는 군의 책임이 아닌가요. 캠프를 하는 곳에는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것들이 구명보트, 밧줄, 튜브 이런 게 없는 거에요. 태안군 공무원이 자기가 심사를 나가봤는데 여긴 없어도 되겠다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는 거예요. 그런데 만약에 그런 게 있었더라면 사고 당시 아이들에게 튜브도 던져줄 수 있고. 밧줄도 던져줄 수도 있고 할 수 있었는데 그걸 안했더라고요. 그러면서도 그 분이 말하는 게 내가 봐도 안해도 되는데, 왜 당신들이 설치 안했다고 뭐라고 항의하냐 그러는거에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도 할 말이 많아요

 

 

그런 과정이 지나면서 세월호사고가 일어났잖아요 ?

 

그날도 교육부 담당자하고 통화를 하다가 뉴스를 봤는데 학생들인거에요. 처음에는 전원구조라고 해가지고 천만다행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었잖아요. 정말 너무 너무 많이 울었어요. 잠도 못잤어요. 동영상을 보면 애들 기도하는 모습도 있었잖아요

저희도 진도까지 갔었어요. 광화문 농성장이나 시청 앞에도 갔었고요. 그래도 싸울 때는 잘 몰라요. 나중에 저희들처럼 되면 아무것도 할 게 없다. 지금이라도 싸워가지고 자식들을 위해서 이런 피해 생기지 않게 해달라고 말하곤 했죠. 아마 해병대 사고가 잘 해결되었다면, 학생 안전의 날이 제정되고 잘 지침대로 이뤄졌다면 아이들이 배타고 수학여행 가다가 이런 일은 없었을거에요. 한편으로는 저희가 제대로 안해서 이 사건이 나지 않았나 괜히 사고나면 저희들 때문에도 죽은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죠. 부산외대 경주 리조트 붕괴사고도 20142월이었잖아요. 4월에 세월호 사고가 일어나니까 굉장히 괴로운 거에요. 지금까지 보면 수많은 사건사고 밖에 없잖아요. 세월호 사고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니까 가족들이 얼마나 힘들겠나 그런 생각을 하죠.

 

 

                                                                                          <고 진우석 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교육과 노력이 필요할텐데요?

 

이런 사고가 있었으니까 이제는 해병대 캠프 안가, 이렇게 끝날 것이 아니잖아요. 앞으로도 현장학습을 갈 수 있고 또 체육활동을 할 수도 있겠죠. 선생님들이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일하시지만 아이들에게 안전교육을 많이 해야 될 것 같아요. 생명을 잃으면 아무것도 필요없잖아요. 학교 현장에서 만큼은 선생님들이 공부를 가르치는 것보다 우선적으로 가르쳐야 될 것이 안전교육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정보를 정확히 알려주는게 중요하다고 봐요.

사고가 난 저녁에 선생님 한테 전화가 왔는데 애가 행방불명 되었습니다이러더라구요. 그래서 혼자서요?” 이렇게 물었죠. 그러니까 다섯명이요이렇게 말했어요. 저희가 태안으로 내려갈 때는 바다에서 행방불명됐을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한 거죠. 그렇게 연락을 주니까요. 제대로만 알려줬더라면 오징어 고깃배라도 동원해서 수색을 하거나 모든 방법을 동원해 구조활동을 했을 거 아닙니까? 그 때 선생님이 제대로 연락만 한 번 줬어도 뭐라도 했을텐데 이런 후회가 드는거에요. 물놀이를 하다가 애가 실종되었습니다. 이 얘기만 했어도...

 

안전사고가 많이 나는 이유가 어디에 있냐고 물어보자 우석 군의 어머니는 기본이 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제일 중요한 게 기본인데 지켜지지 않잖아요이 말을 여러 번 강조했다. 국가나 정부의 기본이 바로 서면 이런 사고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전, 열정 가득한 열여덟 푸른 청춘이 어이없게도 세상을 떠났다. 주말에 집에 오면 일요일에 일찌감치 학교에 가고 싶어할 정도로 학교를 좋아했다는 진우석 군. 그가 교내 동아리 활동을 하며 지은 시 잡초가 거실에 걸려 있었다. 잡초같이 질기게 살고 싶었을까. 아니면 잡초같은 인생들을 돌보며 살아가고 싶었을까. 어머니는 세상을 떠난 아들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대학에 간 우석이의 친구들과 가끔씩 소식을 나누며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 나중에 안 일이었지만 아버지는 매일같이 카카오톡 메시지로 아들에게 편지를 썼다고 했다. 2년이 지났지만 슬픔과 상처는 고스란이 남아있다. 우리가 2년 전에 일어난 해병대캠프 사고를 기억해야 하는 것은 안타까운 사고가 반복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슬픔을 억누르며 인터뷰를 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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